복지자료

코로나와 돌봄의 부재, 아동학대 비극은 이제 그만
  • 작성일시2020/11/03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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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한 후 전 세계적으로 학교 휴교명령 등으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진 아동들이 늘어났고, 아동학대 및 방임 등 힘없는 아동에 대한 사고가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다. 최근 ‘라면 형제’라는 별칭을 얻은 이들은 국민기초생활보장수급 대상의 한부모 가정 아동으로 2년 전부터 이웃들이 여러 차례 신고했지만 제대로 된 도움을 받지 못했다. 이외에도 최근 발생한 창녕 쇠사슬 감금 아동학대 사건, 천안 가방 감금 아동학대 사건 등 아동학대와 방임이 최근 들어 더욱 이슈화되고 있다.


코로나와 전 세계 아동의 학대 위험요인 증가


코로나 19의 확산은 전 세계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특히, 빈곤층과 아동·여성 등 취약계층에 가중된 어려움을 야기시키고 있다. UNICEF, Division of Data, Analytics, Planning and Monitoring(2020.8)1)에 의하면 104개국의 18억명 아동에 대한 폭력 예방 및 대응 서비스가 중단되었다. 국가별 아동폭력 관련 서비스 중단 건수는 남아시아에서 616백만 건으로 가장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다음으로 동아시아 및 태평양 국가들이 491백만 건으로 높게 나타났다. 또한 서부 및 중앙아프리카에서 234백만 건, 라틴아메리카 및 카리브해 국가들에서 172백만 건으로 나타났다. 조사 결과에서 볼 수 있듯이 인구수가 많은 여러 아시아 국가와 소득 기준 하위권인 저소득·중간소득 국가의 서비스 중단 건수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가난한 국가 아동이거나 취약계층 아동일수록 지역사회 안전망이 작동하지 않게 됨에 따라 생계위험과 더불어 아동학대 상황까지 노출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우려된다.



[그림 1] 국가별 아동폭력 관련 서비스가 중단된 0~17세 아동 수

[그림 1] 국가별 아동폭력 관련 서비스가 중단된 0~17세 아동 수


아동학대 관련 중단된 서비스를 살펴보면 학대 위험에 놓인 아동·여성의 가정 방문 서비스(53%)가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다음으로 사례관리 서비스 및 아동학대 예방 의뢰 서비스(52%), 폭력 예방 프로그램 서비스(49%), 아동 및 가족의 공공서비스 접근성(48%)으로 나타났다. 반면 아동보호 헬프라인 서비스/콜센터 서비스 중단율은 12%로 타 서비스에 비해 낮게 나타났다. 조사 결과 직접 제공하는 대면 서비스 중단 비율은 평균 약 50% 정도로 높게 나타났으며, 전화 등 익명성이 보장되는 비대면 서비스의 중단 비율은 비교적 낮은 것으로 보아 위기 상황에 놓인 아동들을 발굴하고 구제하는 것이 더욱 어려운 상황임을 예측할 수 있다.



[그림 2] 국가별 아동폭력 관련 서비스 유형별 중단 비율

[그림 2] 국가별 아동폭력 관련 서비스 유형별 중단 비율

출처: unicef(2020. 8), Protecting Children from Violence in the Time of COVID-19:
Distruptions in prevention and response services. 재구성



대전시 가정폭력·아동학대 신고 현황


대전지방경찰청(중도일보, 2020.04.23.)에 따르면 실제로 대전에서는 코로나 19로 인해 가정폭력·아동학대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 19가 발생하기 시작한 3개월과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가정폭력은 5.6%, 아동학대 신고 건수는 51.3%나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가정폭력 신고 건수의 경우 2019년 3개월간 1,466건이지만 2020년 코로나 19 발생이 시작하면서 전년 대비 1,548명으로 증가하였다. 아동학대 신고 건수는 2019년 3개월간 113건이 발생했지만 2020년 코로나 19 발생 이후 동기간 동안 171건으로 증가하였다. 즉, 코로나 19가 확산되고 사회적 거리 두기가 시행된 2월에 전년 동기간 대비 2배 이상의 아동학대 신고가 접수되었다. 이는 대전시 내에서의 코로나 19는 여성·아동의 폭력과 학대에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림 3] 가정폭력 신고 건수, [그림 4] 아동학대 신고 건수



아동학대 근절의 발돋움


사고를 입은 ‘라면 형제’는 두려움에 떨다 전신화상을 입었고 끝내 동생은 숨을 거뒀다. 올해 8살인 동생은 처음 학교에 가야했지만 코로나로 인해 제대로 학교를 다녀보지도 못한 채 사회의 무관심속에 희생되어 안타까움을 더한다. 매번 아동학대 예방의 중요성을 강조해왔지만, 코로나 19 확산 이후 외부 활동이 줄어들면서 집 안에 장시간 방치되는 아동, 외부 사람들에게 노출되지 않는 아동 등 다양한 형태의 잠재된 아동학대 사례에 대한 시급한 제도적 고려가 필요하다.


최근의 아동학대 이슈가 불거진 이후 돌봄 이용을 부모가 거부하는 경우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아동복지법’을 개정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또한 한부모 가정 아동의 돌봄·교육을 위해 양육비 채무 불이행자 명단 공개를 추진하고, 아동학대 신고 시 공익 신고 보호 대상으로 포함하여 무고·명예훼손 고소 등에 따른 변호사 비용 구조금 지급 등의 다양한 아동 구호체계 구축을 위한 정책이 시행될 예정이다(연합뉴스, 2020.10.14.).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 는 속담이 떠오르는 시점이지만 지금이라도 잠재적 학대 위험 속에 놓인 아동의 희생을 막기 위한 주변의 관심과 빠른 대처가 어느 때보다 중요할 것이다.



※ 아동학대 신고 안내
아동학대 신고는 국번없이 112
아동학대 신고 안내는 아이지킴콜 112 앱 ☞ 다운로드

* 여러분의 관심이 세상의 관심을 받지 못하는 주변 아이를 지켜낼 수 있습니다



[ 참고문헌 ]
아동권리보장원 www.korea1391.go.kr
unicef(2020. 08), Protecting Children from Violence in the Time of COVID-19: Distruptions in prevention and response services.
중도일보(2020. 04. 23.), 코로나19사태로 ‘방콕’ 오히려 가정폭력과 아동학대 늘었다
연합뉴스(2020. 10. 14.), ‘라면 화재’ 형제 비극 막는다...방임 아동, 돌봄교실 우선 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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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UNICEF COVID-19 대응에 대한 사회·경제적 영향 조사에서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서비스 제공 중단 관련 내용의 보고서임. 유니세프 157개 국가 네트워크를 통해 조사하였으며, 157개 조사 국가 중 138개국은 저소득 및 중간소득 국가이며 19개 고소득 국가가 포함됨. 조사된 157개 국가에는 전 세계 아동 인구의 90%가 살고 있음. 본 조사는 아동폭력(VAC)과 관련된 5개 서비스(아동 보호 헬프라인 서비스/콜센터, 아동·가족의 공공서비스 접근성, 폭력예방 프로그램, 사례관리서비스/아동학대 예방 의뢰 서비스, 학대 위험 여성·아동가정 방문 서비스) 관련 내용으로 수행하였음. 연구 결과는 유니세프 조사 국가의 87%, 총 19억명의 아동이 상황을 반영함.



정책연구부 연구원 성민현 platan23@dwf.kr